[앵커]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면서 오늘(8/20) 오전 울산에도 일부 지역에 짧은 시간동안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곳곳에서 차량이 침수되는 등 피해 신고가 잇따랐는데요.
태풍이 지나간 이후에도 불볕더위가 계속 이어질 거라는 예보가 나와 올여름은 좀 더 길어질 전망입니다.
전동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용차 앞 유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고 부유물이 물에 둥둥 떠다니기까지 합니다.
급히 밖으로 나온 운전자는 우산을 쓰고 대피해 보지만 성인 남성 허리 높이까지 올라온 물에선 걷기조차 힘듭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수습되고 나서 다시 찾은 현장은 바닥엔 온통 진흙으로 가득하고 물에 잠긴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차들도 도로에 어지럽게 놓여있습니다.
운전석 높이까지 올라온 물에 황급히 대피했다는 운전자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INT) 손진식 / 울산 남구 신정동 "갑작스럽게 물이 확 쏠리니까 시동이 꺼지더라고. 그래서 설마 하고 잠시 한 5초, 10초 동안 차 안에서 대기 했는데 물이 의자 좌석까지 차더라고. 위협을 느껴서 도망 나왔죠. 문 열고."
또 다른 현장에도 자동차 여러 대가 물에 반쯤 잠겨 있습니다.
(스탠드업)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면서 갑자기 내린 비에 이렇게 저지대에선 차량 침수 피해가 잇따르기도 했습니다."
(INT) 침수 차량 차주 "아침에 6시에 출근하는데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쏟아져서... 물이 좀 (도로에) 많아서 지나오다가 차가 빠져버렸어요. 그리고 시동이 꺼지고."
이번 폭우로 울주군 온산읍 원산리와 서생면 등에서 침수 사고 33건, 인명구조 신고 2건 등 모두 38건의 피해 신고가 소방에 접수됐습니다.
'종다리'는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첫 번째 태풍.
열대저기압 중에서 중심부 최대 풍속이 초당 17m 이상이면 '태풍'으로 분류하는데 종다리는 최대 풍속이 초당 18m 정도 수준인 소형 태풍이지만 작지 않은 피해를 남겼습니다.
(INT) 임새솔 주무관 / 울산기상대 "9호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8월 20일 오전 울산에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며 호우 특보가 발효됐습니다. 이번 태풍은 북쪽으로 빠르게 올라가다 21일 새벽에서 오전 사이에 중부지방 부근에서 열대저기압으로 약화될 전망입니다."
태풍이 남쪽 바다의 고온다습한 공기를 끌고 올라와 비가 내리더라도 기온이 쉽게 내려가긴 힘들어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무더위가 계속될 걸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