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전국에서 잇따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울주군의 산불도 지역에서는 역대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언양 화장산 산불의 경우 당시 일부 주민들이 소방 호스로 물을 뿌리며 방화선을 구축해 불길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래서 울산시는 이러한 주민들의 대응 방법을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한 행정 대책으로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라경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울주군 온양읍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축구장 천300개에 달하는 산림이 불에 탔습니다.
같은 시기에 발생한 언양읍 화장산 산불도 산림 63헥타르와 건물과 시설물 9곳을 태웠습니다.
당시 불길은 빠르게 번졌고, 화재 발생 5시간 만에 대응 2단계로 격상됐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 산불과는 달리 20시간여 만에 불길이 잡혔습니다.
무엇보다 화재 진압에 큰 힘이 된 건 주민들이었습니다.
불이 나자, 일부 주민들은 대피 대신 소방 호스를 꺼내 들었습니다.
(인터뷰) 김태훈 / 언양 산불 인근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점심시간인데도 식사 중단하고 전체적으로 산 가까운 쪽, 동쪽으로 소화전 함을 열어서 소화 호스를 연결해서 불이 더이상 아파트로 진입하지 않도록 그렇게 방화선을 구축해 가지고..."
직접 방화선을 구축하면서 불길의 확산을 막은 겁니다.
(스탠드 업) 이번 주민들의 활약이 최근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울산시는 앞으로 산과 인접한 공동주택을 지을 때 기존보다 더 많은 소화전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기존에 세워진 공동주택에도 추가 설치가 필요한 경우 비용을 지원해 설치를 확대합니다.
(인터뷰) 최진홍 / 울산시 주택허가과장 “공동주택 소화 설비를 가지고 산불 피해 확산을 예방한 사례가 있습니다. 산 연접지 공동 주택에 대해서는 별도의 산불 진화용 소화 설비를 갖추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설을 설치함으로 인해서 재산과 생명의 큰 피해 예방을 위해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는 공장을 건립할 때도 기존 소방법에 따른 기준 외에 산 인접지에는 추가로 소화전을 설치할 수 있도록 심의 기준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또, 산업단지 등 개발 계획을 수립할 때 역시 산불 대응을 위한 도로 확보와 소방시설 설치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태훈 / 언양 산불 인근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입주민의 안전과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산불 사태가 나면 저희들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산불과 사투를 벌인 주민들의 구슬땀이 지역 사회를 지키고 행정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됐습니다.